2010년 02월 08일
학자금 대출 단상
1. 경제가 성장하면서 X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2. 따라서 X의 가격도 자연히 올라간다.
3. 어느 순간 X의 가격이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만한 수준을 넘어간다.
4. 하지만 가격상승은 멈추지 않는다. X의 값어치가 아직도 충분하다고 여긴 은행들이 X 구입을 위한 대출을 늘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5. 덕분에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간다. 사람들의 뇌리에는 X의 가격은 계속 올라간다는 선입견이 박히게 된다. 따라서 지금 당장 X를 확보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행히 은행들은 아직도 싼 이자에 대출을 해주고 있다.
6. 4-5가 반복되면서 X의 가격은 천정부지가 된다. 사람들은 슬슬 겁이 나기 시작한다. 과연 X는 대출을 받아 산 가격 이상으로 미래에 현금을 돌려줄 수 있을까?
7. 그렇지 않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신뢰는 깨지기 시작하고 금융기관들은 채권회수에 나서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대출자들이 파산하더니 그 다음은 금융기관들의 차례다. 급기야 대형은행들까지 흔들거리기 시작하면서 나라 전체가 패닉에 빠진다.
이렇게 쓰면 마치 X는 미국주택, 1-7의 과정은 서브프라임 위기의 진행을 기술한 것처럼 읽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상 X의 자리를 차지했던 것은 여러가지가 있다. X가 대학교육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교훈은 시장에 불확실성이 충분히 제어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 시장에 과도한 자금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반드시 파국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등록금 상한제 등이 학자금 대출과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주택시장이라면 이미 분양가 상한제가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이런저런 다른 규제들도 있다.
그런데 그런 안전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게다가 이 글의 댓글에서처럼 은행들이 손해를 보면서 대출을 해주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그냥 버블을 만들자는 것밖에 안된다. 그 버블이 터졌을 때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차라리 은행들이 학자금 대출시 까다롭게 상환능력을 심사해서 철저히 돈장사를 하게 하는 편이 차라리 낫다.
# by | 2010/02/08 05:45 | 그냥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