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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단상

그날 이후

울적한 맘에 그냥 써보는 정치 판타지다.

촛불시위는 전선을 세우는 이상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칙적으로 민주국가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MB의 권력을 부정할 명분은 없다. 그 명분을 만들기 위해 택도 않은 광우병 핑계를 달아서 MB를 시험에 들게 한 것이 촛불시위고 보기좋게 걸려든 것이다. 여담으로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체제의 존립목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방법으로 스스로가 정말 민주주의 체제인가를 시험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민주적인 마인드의 지도자라면 이런 걸 대번에 알아차리고 현명하게 대처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지레 겁을 먹고 산성을 쌓고 온간 지롤을 한다. 그렇게 해서 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형성이 되는 것인데 촛불시위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렇지 않으면 한도사님의 지적대로 419의 실패를 반복할 수 박에 없다. 419 실패의 원인은 주도세력이 권력을 쥐는 것을 주저하고 정치인들에게 맞겨놓은채 일상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실패가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지도부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그 지도부가 MB가 집에 가면 같이 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권을 쥐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도부는 반드시 정당과 같은 정치세력과 연대해야 할 것이다. 나는 아쉬운대로 민노당의 모델을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민노당이 아닌 다른 시도는 다 망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정당을 이끌어 간다는 모델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 정당이 되고 만다는 거다. 따라서 정당조직에 시민사회가 참여한다면 민노총이 민노당의 30%의 지분을 먹고 있는 것처럼 시민사회에 무조건적으로 절반 정도의 지분이 배분되어 서로가 발빼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슈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노대통령의 서거라던지 친박친이 난리법석 등등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지금과 같은 5년 단임제에서는 설령 한나라당이 재집권한다고 해도 똑같은 정치보복이 끊이지 않을 거라는 공감대가 쉽게 조성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아마도 내년쯤에 경제난과 더불어 일찍 시작된 레임덕에 허우적거리고 있을 MB를 일년 일찍 집에 보내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공감대 역시 쉽게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한쪽에서는 촛불세력과 정당(들)과의 제휴로 집권기반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치쇄신을 명분으로 중임제 개헌을 추진해 때가 무르익으면 MB에게 개헌안을 들이대면 된다. MB는 당연히 거부할 것이다. 그 때 치면 된다.

우울해서 그냥 써보는 정치 판타지다.

by 세리자와 | 2009/05/25 16:40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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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onsa at 2009/05/25 20:13
정치 판타지를 쓰시는 심정 이해합니다.
분노와 울적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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