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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우리 할머니들의 노출 패션

이미 하고싶은 말을 대체로 아이츄판다님이 쓰셨는데
두가지 점만 덧붙이고자 한다.

첫번째, 노출이 패션이 된 것은 매우 근래의 현상이라는 것이다.
“치장”이라는 말의 어감 그대로
인체에 인공적인 무언가를 계속 더해온 것이 패션의 역사로
오히려 여러가지 종류의 화려한 의복을 최대한 겹겹히 껴입는 것이
일종의 지위의 상징으로 선호되었다.
따라서 진화심리학의 논리라면 옷을 입는 쪽을 설명할 수 있지
벗는 쪽이 선호되는 것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벗는 쪽이 기피되는 것을 설명하기는 쉽다).
따라서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벗는 본능이
여자들에게 내재되어 있다는 주장은 순전히 넌센스인데
역사상 이런 현상이 일어난 적은 근대 이전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 또하나 진화론적으로 중요할 수 있는 부분은
그것은 노출패션은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생존과 번식에 관련된 변수들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이 엄청난 파라메터 공간을 탐색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생존과 번식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비록 생존과 번식에 직접적인 이득이 당장은 없더라도
이 공간을 탐색하는데 상당한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특히 인간처럼 사회를 이루고 살면 한 개체의 탐험에 의해 얻어진 지식은
다른 개체들에게 공유될 수 있으므로
공동체가 축적한 자원을 바탕으로 몇몇 개체가 탐색을 감행한다면
더욱 최적화된 답을 찾는데 상당히 유리해진다.
이러한 전략이 인류가 생존한는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인지
사람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런 본성을 보이는데
이렇게 생태계의 파라메터 공간에서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를
일견 무의미해보이는 랜덤한 행동을 통해 탐색하는 행위를
흔히 “놀이”라고 부른다.
즉 게시판의 1등 놀이
취객들의 람보놀이
백수들의 시체놀이
등등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자들의 “노출놀이”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외관에 대한 자신의 결정을
어디까지 자기자신과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지
순전히 시험하기 위해 노출을 감행할 수 있다.
그를 통해 여성들은 사회가 어느 선에서 자기검열을 요구하는지 파악을 할 수 있고
그 특정 경험은 일반화되어
스스로의 자주적인 표현을 어디서 꺾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엄마가 입지말라던 미니를 기어코 입고 시내에 나갔더니
웬 변태가 소리소리 지르면서 지롤하더라
앞으로 엄마가 입지말라는 건 입지 말아야겠다.
뭐 이런 식.

요약하자면
노출패션은 여성의 사회화가 시작되게 된 근대의 산물로
사회에 노출된 여성들이 사회규범을 시험하기 위해 감행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가부장제가 해체되고 여성들이 사회규범의 형성에 직접적으로 간여할 수 있게되면
그 때는 아무 논란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by 세리자와 | 2009/06/08 14:28 | 그냥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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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6/08 14: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세리자와 at 2009/06/08 20:07
아직 좌절하기엔 일러요. 분위기를 일신할겸 네코미미를.. -_-;;;
Commented at 2009/06/08 23:37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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