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어딘가에 있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것들 2009/08/12 18:41 by 세리자와

어딘가에 있지 않으면서 존재하기

이번 논쟁을 구경하면서 새삼 깨달은 거....

가우스, 리만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정말로 진리이자 킹왕짱이라능.

그냥 위대한 과학적인 업적을 남겼다 이 정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채로 뒤흔든 지성사의 충격을 남긴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만 봐도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보자. 우리는 어떤 사물을 어떤 식으로건 경험할 때, 그것으로부터 공간 개념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사물은 '어딘가'에 있다. '어딘가'에 있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사물이란 있을 수 없다. 칸트가 의미한 '선험적 공간'은 바로 이런 개념이다.

--- 근대 철학과 경험 개념


리만기하에서 다루는 모든 기하학적 대상들은 어딘가에 있지 않으면서 존재한다. 이것이 extrinsic geometry가 아닌 intrinsic geometry를 연구하는 리만기하학의 요체이다.

모든 사물이 '어딘가'에 있다, '어딘가'에 있지 않으면서 존재하는 사물이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은 그 '어딘가'는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가 라는 물음을 피할 수 없다. 이 물음을 물리학으로 가져오면 물체들의 운동이 시공간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면 그 시공간은 어디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된다. 만약 '어딘가' 혹은 '시공간'이 사물과 이질적인 존재로, 선험적 공간으로 존재한다면 이 질문은 여기에서 대답되지 않고 중단될 수 있다.

리만기하는 어딘가에도 있지 않는 대상의 내재적인 기하학적 특성이 어떻게 경험적으로 측정되고 탐구될 수 있는지 보이고 있다. 리만기하가 시공간의 연구에 적용된 것은 필연일 것이다. 덧붙이면 현대의 초끈이론에서도 끈들은 어딘가에도 있지 않다. 시공간은 끈들의 진동과 그 상호작용을 해석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전락한다. 이를테면 끈의 진동을 모순없이 기술하고자 하는 수학적 필요에 의해 '시공간'의 차원이 결정되어 버린다.

우리는 이 역사적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식주체의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비경험적이라 생각되는 조건들 역시 충분히 경험적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걸 입증하면 엄청나게 유명해진다. ^^;;


덧글

  • Merkyzedek 2009/08/12 19:55 # 답글

    이거 빨리 환각지나 환통을 일으키는 비생리학적 신체 구성요소를 찾아야 겠군요.(응?)
  • 세리자와 2009/08/13 02:31 #

    환각지, 환통은 라마 선생이 명쾌하게 설명했다능.
  • 산마로 2009/08/21 16:11 # 삭제 답글

    "'어딘가' 혹은 '시공간'이 사물과 이질적인 존재로, 선험적 공간으로 존재한다면" 선험적 공간에 대한 이런 해석은 유클리드 기하학밖에 몰랐던 칸트 시대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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